박영근 탑런토탈솔루션 대표
차량 백라이트 유닛 제조기업
LG디스플레이 中공장 양수
부품 생산·조립 한공장서 완성
생산원가 10% 이상 감축 기대
최근 방문한 경기 성남시 탑런토탈솔루션 본사에서는 새로운 차량용 디스플레이 제품인 '스위처블 프라이버시 모듈(SPM)'이 전시돼 있었다. SPM은 특정 방향에서만 화면이 보이게 만드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용한 제품으로, 차량용 디스플레이 뒤에 들어가는 얇고 투명한 사각형 판이다. 아크릴 계열 소재로 만든 도광판 표면에는 육안으로는 구별하기 어려운 미세한 광학 패턴이 새겨져 있었다.
박영근 탑런토탈솔루션 대표는 "이 제품은 조수석 디스플레이 화면이 운전자 시야에서 보이지 않도록 설계됐다"며 "조수석 승객은 영상을 시청할 수 있지만 운전자는 화면을 인식하지 못해 주행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탑런토탈솔루션이 대기업 고객사와 공동으로 개발한 SPM은 두 개 층의 평면 렌즈를 활용해 빛의 확산과 집중을 정교하게 제어한다. 주행 상황에서는 빛이 운전자 방향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하고, 일반 모드에서는 넓은 시야각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박 대표는 "과거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었지만 이제는 엔터테인먼트와 업무, 휴식이 가능한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운전자 안전과 사용자 경험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기술이 중요해지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2004년 설립된 탑런토탈솔루션은 차량용 디스플레이 핵심 부품인 백라이트유닛(BLU) 제조 전문기업이다. 발광다이오드(LCD) 패널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달리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화면 뒤에서 빛을 공급하는 별도 장치가 필요한데, 이 역할을 BLU가 담당한다.
탑런토탈솔루션은 현재 차량 계기판과 헤드업디스플레이(HUD), 내비게이션 화면 등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 부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디스플레이 모듈과 OLED 소재·장비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일반 정보기술(IT) 제품보다 품질 기준이 까다롭다. 섭씨 90도 가까운 사막지대와 영하 50도 극지방에서도 정상 작동해야 하며 장시간 진동과 충격에도 성능이 유지돼야 한다.
회사는 최근 연구개발 투자를 전년 대비 두 배 수준인 연간 100억원 규모로 늘렸다. 경북 구미에 위치한 백라이트 연구소에는 전자공학·기계공학 등의 전문인력 25명이 근무하고 있다.
탑런토탈솔루션은 하반기부터 LG디스플레이 중국 난징 모듈 공장 운영을 시작하며 모듈 전문기업으로 도약을 추진한다. 차량용 LCD패널을 모듈로 조립해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에 공급하는 공장으로, 오는 9월 말까지 양수도 계약을 완료할 예정이다.
난징 공장 가동을 통해 회사 측은 모듈 생산 원가를 10~15%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차량용 디스플레이 생산은 백라이트와 모듈 등을 각각 다른 공장에서 생산한 후 최종 공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반면 난징 공장에서는 백라이트 생산과 LCD 액정 패널모듈 등 조립이 한 공장에서 이뤄지는 '원루프(One-Loop)' 시스템 구현이 가능하다.
박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생산 체계"라며 "난징 공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부품 기업에서 모듈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회사는 지난해 코스닥 상장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차 OLED 검사장비 기업 탑런에이피솔루션과 OLED 소재 기업 탑런머티리얼솔루션을 잇달아 인수했다.
탑런토탈솔루션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5501억원이었다. 전체 매출의 약 65%가 차량용 디스플레이와 자동차 부품 사업에서 발생한다. 현재 수주잔액은 2조1000억원 수준이다.
박 대표는 탑런그룹의 모태인 동양산업 창업주 박용해 회장의 아들로,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를 거쳐 2008년 탑런토탈솔루션 대표에 취임했다.
박 대표는 "PBM 모듈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디스플레이 소재·부품·장비를 아울러 내년 매출 1조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