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비트코인(BTC)이 미국의 핵심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중대한 분기점에 섰다. 시장은 6만5000달러를 단기 추세 전환의 기준선으로, 6만2000달러를 핵심 방어선으로 보고 있다. 이번 주 발표되는 ISM 서비스업 PMI, 생산성, 비농업 고용지표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경로를 좌우하면서 비트코인의 다음 방향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4일(현지시각) 크립토슬레이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최근 6만2200~6만5000달러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지난 3일 발표된 미국 ISM 제조업 PMI가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연준의 긴축 기조가 다시 힘을 얻었고,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번 주 연이어 발표될 노동시장 지표에 집중되고 있다.

고용지표가 결정할 비트코인의 향방

크립토슬레이트는 이번 주 비트코인 가격을 좌우할 핵심 변수는 노동시장이라고 전망했다. 제조업 경기보다 서비스업과 고용지표가 연준의 정책 판단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오는 5일 발표되는 ISM 서비스업 PMI가 중요한 변수다. 서비스업은 미국 경제에서 제조업보다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크다. 시장은 서비스업 고용지수와 가격지수에 주목하고 있다.

서비스업 고용이 견조하고 가격 압력이 높게 유지되면 연준의 긴축 필요성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고용지수가 둔화하면 비트코인은 다시 6만5000달러 돌파를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7일에는 2분기 생산성과 단위노동비용,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발표된다. 생산성 자체는 시장 영향력이 크지 않지만 임금 상승이 물가로 이어지는 정도를 설명하는 지표다. 생산성이 높고 노동비용 상승이 제한되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될 수 있지만, 생산성이 낮은 가운데 노동비용이 빠르게 증가하면 연준의 매파 논리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최종 승부는 같은 날 발표되는 7월 고용보고서다. 6월에는 비농업 신규 고용이 5만7000명 증가했고 실업률은 4.2%, 경제활동참가율은 61.5%였다.

크립토슬레이트는 신규 고용이 6월 수준에 머물고 임금 상승률이 둔화되며 이전 수치의 상향 수정이 없을 경우 비트코인이 6만500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신규 고용과 임금 상승률이 예상치를 웃돌고 과거 수치까지 상향 조정되면 노동시장이 여전히 과열됐다는 해석이 가능해지면서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제조업 호조가 키운 연준 매파 우려

이번 주 시장 분위기를 바꾼 계기는 지난 3일 발표된 ISM 제조업 PMI였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7월 제조업 PMI는 55.6%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인 54.0%를 웃돌았고 6월 53.3%보다도 상승했다. 이는 2022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신규 주문은 56.7%로 상승했고 고용지수도 52.8%를 기록하며 33개월 만에 처음으로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 가격지수는 71.1%를 유지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강하다는 점도 확인됐다.

크립토슬레이트는 이 같은 결과가 연준 내부의 매파 인사들에게 추가 금리 인상 논리를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달 29일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지만 표결은 9대3으로 갈렸다. 베스 해맥, 닐 카시카리, 로리 로건 위원은 즉각적인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주장했다.

금리 동결 결정에서 3명의 반대표가 나온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따라서 이번 주 발표되는 고용지표가 강하게 나오면 연준 내부 매파들의 주장이 더욱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6만2000달러가 무너지면 6만달러 시험

크립토슬레이트는 6만2200~6만2500달러를 단기 핵심 지지선으로 제시했다. 이 구간은 지난 1일 저점과 최근 장중 저점이 겹치는 구간이다.

만약 종가 기준으로 6만2000달러 아래에서 안착하면 다음 지지선은 6만1200달러로 제시된다. 이어 6만달러마저 이탈하면 지난해 형성된 52주 저점인 약 5만7800달러가 다시 시야에 들어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상승 시에는 6만4000달러가 첫 저항선이다. 그러나 시장이 주목하는 진정한 분기점은 6만5000달러다. 7월에도 여러 차례 장중 돌파가 있었지만 모두 종가 기준 안착에 실패했다. 이번에는 종가 기준으로 6만5000달러를 돌파하고 다음 거래일까지 유지해야 상승 추세가 확인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 경우 7월 고점인 6만6934달러 재시험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크립토슬레이트는 비트코인이 최근 미국 증시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의 실적 발표 이후 미국 증시는 반등했지만 비트코인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이는 현재 비트코인이 기업 실적보다 연준 정책과 거시경제 변수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국제유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추가 공습을 보류하고 OPEC+가 9월 하루 약 18만8000배럴 증산을 승인하면서 하락했다. 그러나 ISM 가격지수 71.1%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일본은행이 7월 기준금리를 연 1.0%로 동결한 가운데 엔화 가치가 약 40년 만의 저점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점도 또 다른 변수다. 크립토슬레이트는 일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고용지표와 무관하게 비트코인을 포함한 위험자산 전반에 유동성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